어지럼을 자주 겪는 사람들은 갑자기 일어서거나, 오래 서 있다가 갑자기 잠깐 정신을 잃고 넘어지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도 오래 쪼그려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서면, 눈앞이 흐려지면서 다리에 힘이 빠지는 쓰러지기 직전의 상태까지 경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만약 몸에 질병이 있거나 피곤한 상태인 경우 정신을 잃기도 합니다.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가 아무 후유증 없이 회복되는 것을 실신(失神)이라고 하는데, 모든 인구의 30% 정도가 평생에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비교적 흔한 증상입니다. 실신의 원인은 뇌혈관이나 심혈관 질환인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원인을 찾기가 상당히 어려워서, 국내외의 통계에 의하면 50% 이상에서 그 원인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대부분은 환자의 이야기에서 진단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몇 가지 예를 제시해 보겠습니다.
증례 1
16세 여고생이 오전에 백화점에 서 있다가 가슴이 두근거리고, 식은땀이 나고, 눈앞이 하얗게 변하면 정신을 잃고 쓰러졌는데 금방 깨어났다고 하였습니다. 진찰과 검사에서 빈혈이나 다른 이상이 없었고, 가족 중에 실신을 자주 하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 전날에 잠을 적게 잤다고 하였고 최근 몇 달만에 키가 많이 컸으며, 현재는 생리 중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런 경우를 "혈관 미주신경성(vasovagal)"실신일 가능성이 높은데, 15세 부근의 급격한 성장기에, 과로하거나 영양이 부족할 때에 잘 나타나며 여자는 생리기간 중에 잘 발생한다.
증례 2
평소에 건강했던 21세 여대생이 내원 전날 오전에 실신했다고 하면서 진료실을 방문하였습니다. 2달 전부터 자주 피로하고 어지러웠는데, 정신을 잃을 것 같이 어지러운 적도 몇 번 있었다고 합였습니다. 검사실에서 10분간 누워 있다가 일어서니 맥박이 1분에 130회로 빨라지고, 어지럼증이 다시 나타나 즉시 다시 눕게 하니 증상이 없어졌습니다. 누운 자세에서 심전도 검사를 하니 이상이 없었습니다. 이 경우는 "체위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Postural Orthostatic Tachycardia Syndrome)"에 가깝습니다.
이 경우 물을 많이 먹고, 음식을 짜게 먹는 것이 좋고, 어지러울 때는 즉시 허리를 숙여 머리를 낮추면 증상이 호전됩니다. 또한 평소에 선 자세로 주먹을 세게 쥐고 양다리를 교차한 채로 힘을 주는 훈련을 자주 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증례 3
70 세 남자가 4년전부터 파킨슨병으로 치료받아 왔는데, 수 개월 전부터 힘이 없어서 걷지를 못하겠다고 하였습니다. 혈압을 재니, 누워있을 때 120mmHg 이던 수축기혈압이 일어 선 후에 90 으로 낮아지고 맥박도 약간 느려졌습니다. 이것은 "기립성 저혈압"으로, 파킨슨병이나 자율신경계 장애 때 자주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물을 많이 마시고, 짜게 먹고, 잘 때 배게를 높이 하는 것이 예방에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