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良性 突發性 體位性 眩暈)"이란 질환은 Benign paroxysmal positional vertigo를 일본에서 번역한 것으로, 영어권 사람들은 BPPV로 줄여서 말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양성 체위성 어지럼(Benign positional vertigo)이라고도 합니다. 양성이라는 것은 위험한 병이 아니란 뜻이고, 돌발성은 갑자기 발병한다는 말이며, 체위성은 머리를 움직이면 심해진다는 것이고, 현훈은 어지럼증의 한자말입니다. 이것은 내이(內耳)의 '전정(前庭)' 안에 붙어 있어야 할 이석(耳石)들이 떨어져 나와서 '반고리관'으로 들어가서 생기는 질환인데, 어지럽고 구토하는 증상이 중풍과 비슷하여 구별하기가 아주 어려운 질환입니다.
'전정'은 그 안에 임파액이 가득 차 있고, 벽에는 밀가루처럼 생긴 耳石들이 수 천만 개 붙어 있는데, 중력이나 가속도에 의해서 이석들이 움직임으로 인하여, 균형을 느끼는 기관이다. 버스가 급정거 할 때 몸을 뒤로 비스듬하게 하여 넘어지지 않는 것이 전정 덕분입니다. '반고리관'은 머리가 움직이더라도 그 안에 들어있는 액체가 움직이지 않는 원리에 의해서 눈의 위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뛰어 갈 때 땅바닥에 시선을 고정할 수 있는 것이 '반고리관' 덕분입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전정기관(前庭器官)의 혈액순환이 나빠지면, 이석을 떠받치고 있는 세포가 약해져서 이석이 떨어져 나와서 전정 안을 둥둥 떠다니게 됩니다. 이 때는 어지럽지 않고 붕 떠 있는 것 같이 느끼게 됩니다. 그러다가, 이석이 반고리관 안으로 들어가면, 머리가 움직일 때 마다 이석들이 굴러다니기 때문에, 아주 심한 어지럼과 구역질을 느끼게 됩니다. 낮에 활동할 때보다 밤에 잠을 자는 도중이나 아침 기상 시에 어지럼이 시작되는 이유는, 잠을 잘 때에는 머리를 움직이지 않으므로 임파액 속에서 떠다니던 이석들이 반고리관의 바닥에 가라앉아서 좀 더 큰 덩어리로 뭉쳐지게 되어, 이것이 움직이면 어지럼이 유발되기 때문입니다. 이 때 눈의 움직임을 진찰하면 어느 반고리관에 이석이 들어갔는지를 알아 낼 수가 있습니다.
반고리관은 위치에 따라 anterior(앞), posterior(뒤), 수평(또는 가쪽)(horizontal or lateral) 의 세 가지 type이 양쪽에 있으므로 모두 6개 입니다. 어떤 반고리관에 이석이 떨어져 있는지를 진단하는 방법은 1952 년에 딕스(Dix)와 홀파이크(Hallpike)가 한 가지 방법을 고안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간혹,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을 달팽이관 질환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달팽이관은 전정기관 옆에 위치하는 청각기관일 뿐이므로,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은 달팽이관 질환이 아닙니다. 또한, 전정기관은 머리 뼈 속에 위치하기 때문에, 귀 속을 들여다 보아서 이석(耳石)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 이석(耳石)은 지름이 6 마이크론 정도되는 눈에 안 보이는 미세한 입자이기 때문에, 이석이 움직일 때 소리가 들리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