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미는 눈으로 느끼는 흔들림과 평형기관으로 느끼는 흔들림의 정도가 서로 일치하지 않을 때 경험하는 어지러움을 말 합니다. 우리가 뛰어 갈 때에는 눈에 보이는 경치가 흔들리는데, 평형기관에서도 같은 정도로 흔들리기 때문에 멀미를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차를 타고 갈 때에는, 눈에 보이는 경치는 많이 움직이는데 비해 평형기관에서는 적게 움직이는 것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멀미가 생기게 됩니다. 주행방향을 바라보는 것 보다 주행방향과 직각으로 길 가의 경치를 바라보는 경우 멀미를 더 심하게 나타납니다. 눈을 감는다하더라도 눈으로는 움직임을 못 느끼지만, 평형기관에서 움직임을 느끼기 때문에 멀미를 피할 수 없습니다. 승강기나 에스컬레이트를 타거나, 비행기나 배의 객실 안에서 느끼는 어지러움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 나타납니다.

동물의 세계에서 어지러움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독이 있는 먹이를 먹었을 때인데, 어지러울 때에는 본능적으로 구토를 하게끔 진화한 것입니다. 우리가 어지럽거나 속이 메스꺼울 때, 손가락을 목구멍에 넣어 일부러 음식을 토해 내기도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런데, 인간에게는 음식 이외에도 어지러운 경우가 있는데, 바로 멀미입니다. 청동기 시대에 그려진 울산 울주군에 있는 반구대 암각화에 고래잡이 하는 모습이 새겨져 있는 것과, 구역(嘔逆)질을 뜻하는 영어 Nausea의 "naus"가 그리스 말로 선박을 뜻하는 것을 보아, 인류가 최초로 느낀 멀미는 배멀미일 것입니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차멀미, 배멀미, 비행기 멀미라는 말이 생겼고, 머지않아 우주 멀미라는 말도 흔히 듣게 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NASA에서 훈련받는 우주비행사들 중에도 우주 멀미를 하는 사람이 50%나 되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이와 반대되는 현상도 있는데, 여객선을 타고 며칠간 여행을 갔다가 육지에 내린 후에, 몇 일동안 계속 어지럼을 느끼는 경우이다. 이런 현상을 disembarkation sickness 라고 하며, 우리말로 "상륙 후 어지럼증"으로 번역하면 좋을 듯합니다.

멀미가 심하여 자동차를 탈 때마다 멀미약을 먹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멀미를 전혀 하지 않는 사람도 있는데, 전체 인구에서 약 30% 정도가 멀미를 잘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참고: http://en.wikipedia.org/wiki/Motion_sickness)